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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독서기록장

쏘이 '지금, 행복하고 싶어'

by 뽀끼[ppokki] 202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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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 넓은 유럽을 여행하던 그날의 나로 돌아갈 수 있던 시간을 선물해 준 책

40여일간 유럽으로 떠나던 그 날을 난 잊지 못한다.

즐겁기도, 힘들기도, 아쉽기도 했던 여행.

 

이상하게 유럽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릿하기도 하다.

그때의 내가 행복함을 완벽하게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달까... 

여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여행도 일처럼 느껴지는 날들이 있었고, 이때마다 향수병이 생겼던 것 같다.

근데 배가 부른 피로감이었지...

뭐가 그렇게 급해서 돌아다니기만 했는지! 힘들면 그저 멍하니 사색에 잠기면 그만인데 말이다.

 

너무나도 행복했기에 아쉬운 기억을 보완하고자 꼭 다시 가고싶은 유럽,

"지금, 행복하고 싶어"를 읽는 순간 그때 그순간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더해 인생의 위로는 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혔다.

 

사랑할 수 밖에 없던 도시, 파리.

"여행은 인생과 참 많이 닮아 있다는데, 내 인생은 내 여행이 아니었다."


쏘이(이소연)님은 여행 유튜버이다. 공인노무사 시험을 합격하고, 활동을 하다가 전향한 용기 있는 분같다.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여행하면서 돈을 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터무니 없는 말이라며 비웃는 사람들과 나조차도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단정짓고 뱉는 장난스런 말이었다.

그런데 쏘이님을 보면 안될 일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지레 겁 먹고 행동하지 않기에 안될 일이 될 뿐..

나이를 핑계로 그 시절 뭐라도 해봤다면 하는 후회가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날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지금의 나라도 무언걸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인생에서 방황하는 시기만 늘리는 기분이라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매일매일을 생산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은 쏘이님을 찾아보게 되는것 같기도 하다.

 

"남들이 NO 여도, 나에겐 Yes가 될 수 있다"

사회의 속도를 무시하고 나만의 속도로 살자, 내 인생을 살자.

사실 멋진 말이지만, 누군가는 뜬구름 잡는다며 비난 받을 말이기도 하다.

굉장히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하고싶은 일을 위해 정해진 틀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멋지다.

그 용기가 엄청나게 대단한 것임을 알기에...

"여행을 하다보니 새로운 취향이 자꾸만 생겨나고 나의 세계가 넓어진다."


나는 예술에는 완전히 문외한이다. 미술관도 건축물도 출발전까지는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유럽여행을 통해 깨달았다. 아는게 힘! 몰랐기에 재미가 없고 관심이 없었던 것이라는 것을.

일일 가이드 선생님을 붙여서 '가우디투어', '바티칸투어'를 했다.

사그리아파밀리아 성당을 처음 마주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 쏘이님의 책에 묘사된 감정과 거의 100% 일치하는 감정을 느꼈다. 괜히 울컥하고 아름답고 웅장하고.

여전히 공사중인 그 모습은 '반드시 완성된 모습을 보러오리라'는 다짐까지 하게 만들어준다.

또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위한 열정에 관한 일화를 들으며 그의 작품을 접했을 때,

작품에 대한 느낌이 180도 달라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종교에 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미켈란젤로는 존경하는 인물을 말하라면 바로 말하는 인물이 될 정도로 <나의 세계가 넓어졌다>

 

뿐만 아니라, '겁'이라는 것이 상당히 허무한 것이라는 것도 느꼈다.

유럽여행을 준비해 봤다면 오만가지 걱정이 만들어진다는 걸 공감할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소매치기...

하지만 내가 경험한 유럽은 전혀 아니었다.

소매치기 위험은 단 한번도 겪은적이 없었으며,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가는 나에게 먼저 다가와 계단에서 도와주었고, 데이터가 터지지 않는 지하철에서 길을 헤맬때 직접 탑승 구역까지 데려다주는 호의를 베풀어주었다.

이 경험 덕분에 남들의 경험에 휘둘리기 보다는 참고만 하고 직접 경험한 것을 믿기로 한다.

겁 먹지 말고 일단 해보자!의 자세로 조금씩 돌아서게 해준 경험이었다.

 

유독 좋은 사람이 많던, 스페인과 포루투갈

 

"하늘나라로 먼저 간 내 친구가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몇년 전 동기의 투병 소식을 들었다. 내 나이에 친구가 아프다는 건 아예 생각하지도 않은 일이라

그 충격은 엄청났다.

소식을 접한 뒤로 인생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아니,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균적인 나이까지 살다가 손녀 손자를 보고 가족들 사이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삶을 당연시하며 살아왔는데, 그것조차 평범하지만 원대한 꿈처럼 느껴지는 일이 되어버린 느낌?

 

당시에 인간관계로 엄청나게 힘들었던 시기였다. 매일매일 스트레스 받고 눈물도 나다가 화도 나고..

감정의 폭풍 속에 살던 시기였다.

그런데 친구의 투병소식은 나의 인생을 흔들만큼 힘든 일들을 우주의 먼지만큼 별것 아닌 일로 추락시켰다.

인간관계로 힘들고, 감정 싸움으로 지쳐있는 이 상황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일상일 뿐이라는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쏘이님은 절친한 친구의 일이기에 많은 생각들이 쏘이님의 머리를 스쳐지나갔을 것 같다.

그 상황에서 친구의 옷을 입고 순례길을 걸었다는 것이 참 멋진 친구 같다.

"지금, 행복하고 싶어."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가는 듯한 쏘이님을 유튜브로만 보다가, 글로 만나게 되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영상과 달리 속 깊은 이야기까지 듣게 되니 위로도 받고, 공감도 되고, 또 유럽을 여행하던 그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까지 선물받은 기분이었다.

 

쏘이님의 유튜브를 보는 분이라면 괜히 중간중간 목소리가 들리는 느낌도 나고, 유럽을 여행한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여행 에세이 같다.

 

내인생, 나만의 여행으로, 나만의 속도로, 지금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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